단우와 시나몬이 미국으로 떠나고 사흘이 지난 아침, 유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단우에게서 온 전화였다. 현재 유리는 아직 인하, 다원과 함께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다. 유리는 마침 자신의 비서실에 앉아 있었고 마음을 차분하게 한 후 단우의 전화를 받았다. “단우 씨 괜찮으신가요. 셜리는 찾았어요?” {네. 찾았어요...} 단우의 목소리는 드물게 기운이 없었다...
이곳은 미국 산골의 작은 마을이었다. 이 지역 날씨는 제법 추워서 시나몬은 패딩점퍼를 껴입고 밖에서 스프를 끓이고 있었다. 단우는 시나몬에게 다가가 손에 쥔 것을 내밀며 말했다. “시나몬 씨 여기 여분 손난로요. 여기 꽤 춥죠?” “아, 고마워요. 단우 씨” 단우도 옷을 단단하게 껴입고 시나몬 옆에 앉아서 스프 끓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시나몬 씨...
미라 분장을 한 여성이 데려간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는 생각보다 정말 맛있어서 다원은 만족스럽게 식사했다. 고기를 끝도 없이 추가 주문했다. 미라는 살면서 이렇게 많이 먹는 사람은 처음 본다는 듯 감탄하는 소리를 냈다. “와... 정말 많이 배고프셨나 보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무한리필 집에 갈 걸 그랬나.” “먹은 음식값은 제가 전부 낼 거니까. 신경 쓰지 ...
다원은 서울 시내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서 좁은 골목길에 숨었다. 괴로워하며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안 돼. 여기까지 겨우 버텨왔는데. 이런 데서 갑자기 좀비가 될 수 없어! 사람들을 먹고 싶지 않아! 죽이고 싶지 않아! 인하 아가씨랑 그렇게 노력해왔는데. 이대로! 이대로! 모든 걸 망쳐 버릴 순 없어! 몽롱한...
어쩌다 보니 다원은 어떤 시민이 날치기를 당하여 날치기범으로부터 가방을 되찾아 주었다. 가방의 주인은 찾아준 답례로 다원이 회사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안내해주기로 했다. 그는 브라질 사람이며 뉴왈 본사에서 인턴십으로 일하는 대학생이었다. 드레드락 머리 스타일에 안경을 쓴 차분한 인상의 흑인 여성이다. “저는 마리아라고 해요. 이 나라의 과학기술에 관심...
다원은 루시에 의해 팔, 다리를 치료받고 건물 아래로 내려와 회사까지 걸어갔다. 다행히 여기서부터 회사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이 근방의 건물들이 전부 거대하고 비슷한 생김새여서 인하의 회사 주변에 이런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다면 어느 건물이 맞는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거기서 헤매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다원은 모자를 눌러쓰고 서...
인하는 다행히 지각하지 않고 회사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자료를 챙겨서 회의실로 들어갔다. 유리는 인하를 보내주고 이곳으로 혼자 오고 있을 다원이 걱정되어 연락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다른 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벨 소리와 함께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유리는 어떤 용건의 전화인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네 단우 씨. 무슨 일이죠?” {...
다원은 홀로 인천공항에 들어와 아가씨께 드릴 약을 겨우 구했지만 길을 잃고 말았다. 길치인 자신을 원망하며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멘붕에 빠졌다. 분명 유리가 다원에게 카드를 쥐여주면서 주차장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잘 설명해주었지만, 다원은 스스로가 이렇게 길을 못 찾는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인하가 줬던 휴대폰도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보다 인천공항...
미국에서 5일간을 보내고 인하는 일정대로 한국의 CEO들이 모이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뉴왈 본사가 있는 서울로 이동할 예정이다.(뉴왈은 인하의 회사 NEW WILD COMPANY의 한국식 줄임말로 해외에선 NWC라 불린다) 유리가 다원을 개조한 범인으로 몰려 우여곡절 일이 있던 그 당...
곧 있으면 점심 먹을 시간이라는 것도 잊고 지혜는 여전히 유리와 방 안에 함께 있었다. 인하가 다원을 데려온 곳은 유리의 방 앞이었다. 방에 들어가지 않고 문에 귀를 대고 몰래 엿듣자고 인하가 제안했다. 다원은 그래도 되는 건지 몰라서 망설였다. 인하는 유리도 나를 속였으니까 괘씸죄로 똑같이 갚아줘도 괜찮다고 했다. 게다가 둘은 나와야 할 시간에 나오지 않...
유리와 지혜는 유리의 방에 단둘이 남아 홍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둘이서 풀리지 않은 남은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다. 어른들끼리 시간을 가지고 다른 아이들은 각자 할 일이 있어서 이 자리에 없었다. 셜리가 범인임이 밝혀지고 유리는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풀린 상태였다. “왜 인하 아가씨께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나요?” 먼저 질문을 해온 건 지혜였다...
지혜가 가져온 USB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니 유리의 최근 행적이 어땠는지 알 수 있었다. 다원 일행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유리는 금지된 실험실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그 안에서 온갖 서류를 뒤지고 꺼내서 열심히 읽어보기도 했다. 그런 장면이 영상으로 담겨 있었다. 지혜가 이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우에게 몰래 부탁해서 로봇을 통해 찍었다고 한다....
곰말리입니다. 백합 작품(GL 작품)을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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