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유력 용의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준비해둔 방은 2층에 있었다. 복도 안쪽에 있는 방이었기 때문에 밖에서 나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줄도 모른 채 유리는 현재 미라의 대타인 서현을 심문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니까 미라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고요?” “네, 유감스럽게도요... 하, 하지만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어요!...
나중에 피해자들의 진술을 들어보니 사건이 일어난 곳은 선박 야외의 갑판에서부터 라고 한다. 파티장에도 사람이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특히 갑판에는 사람이 더 많았다. 빛이 거의 없어 어두웠고 하늘에 뜬 별만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던 중에 어디선가 사람의 비명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과격한 싸움이 발생한 정도로 생각했다.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은 여자와 남자로...
김다원은 아직도 세계의 유일한 좀비였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위험한 좀비를 길들여내며 좀비 사태를 일으키지 않게 막아내고 있는 강인하라는 갑부는 가히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걸 사람들은 바라고 있을까? 좀비가 존재하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세계가 있다면, 좀비라는 괴물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시체가 살아서 움직일 필요가 뭐...
23일 첫날 밤의 파티는 크루즈에서 별을 볼 수 있었다. 주최자가 천체관측이 취미인 모양이라 별이 가장 잘 보이는 날을 지정했다. 그래서 현재 배 위의 갑판은 거의 암전된 상태다. 참고로 둘째 날인 크리스마스이브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이다. 전형적인 화려한 파티의 피날레. 하지만— 다원은 윌리엄과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눴다. “교수님! 정말 오랜...
“농담이야. 실험은 안전을 위해 저택에서 하는 게 낫지.” “하하 역시 그렇죠... 깜짝 놀랐어요.” 인하는 치아 커버를 올려둔 손가락을 거두었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이거 착용하고 있어. 배 위에는 사람도 많고 착용감 테스트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네요.” 다원은 치아 커버를 이에 바로 끼워 넣었다. 얇은 막 같은 형태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이...
인하는 발표를 마치고 바로 자기 방으로 와서 휴식을 취했다. 긴장한 가슴을 조금씩 진정시키고 있었다. 발표 자체가 떨리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잘 모르는 인구가 한자리에 모여있는 것은 인하에게 두려움을 줬다. 무섭지 않다는 티를 내는 건 상당히 어려웠다. 가면을 써야 해. 가면을 잘 써야만 해. 인하의 마음은 항상 무의식적으로 그런 주문을 외웠다. ...
사실 12월 24일은 인하의 생일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기념적인 날에 인하는 태어났다. 어린아이들이 들으면 부럽다는 소리를 할 것 같다. 혹은 선물을 한 번에 몰아받아야 할 테니 불쌍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올해는 인하의 생일에 크루즈 여행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크루즈 여행은 휴가가 아니었다. 인하의 생일 파티 겸 대규모 신제품 발...
드넓은 목욕탕에 인하와 다원은 단둘이서 알몸인 상태로 몸을 씻고 있었다. 다원은 이 상황이 심경을 복잡하게 할 뿐이었다. 아직도 좀비가 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로 이성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었다. 인하는 등을 돌려 다원에게 말했다. “다원아 내 등이라도 밀어줄래?” “네?” “등만 밀어주면 되니까. 대신 눈 뜨고 해.” “하지만 저에게서 등을 돌리는 건 ...
그 이후 4개월이 흘렀다. 특별한 사건 없이 인하네 학교는 12월에 종강을 맞이했다. 인하는 쌍둥이와 함께 인공섬으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 내려 유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바로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의 정문이 열리면서 늘 그렇듯 수위가 밖으로 나와서 인하에게 인사했다. “아가씨 이제 오시나요.” “박 씨 할머니 한 달만이네요. 건강은 괜찮으신가요?” “물론...
그린 일러스트 모두 올립니다. 예정했던 거 보다 좀 올리는 게 늦었지만;; 곧 최종회를 달리는 좀비사육일기 1월 4일부터 재연재 시작합니다. 관심 부탁드려요~
+) 최근 마녀 배달부 키키를 다시 봤어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잊었었는데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더라고요. 슬럼프에 빠지는 괴로움은 언젠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우르슬라의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키키는 결국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지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요. 사람이 슬럼프에 빠지고 갱년기가 찾아오는 것은 자신이 옛날 같지 않은...
안녕하세요! 소설 꾸준히 연재해왔지만 아무래도 한 달 정도 휴재를 해야 할 거 같아 이렇게 공지합니다.(아래 스포일러 아-주 약간 있음) 이제 다음 이야기는 클라이맥스이고 흑막이 드러나는 파트인데 제가 연말에는 바쁘기도 하고 마지막 부분이니까 조금 더 신경 써서 써보자는 생각에 휴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세상이 멸망하는 내용도 아니고 밝은 분위기의...
곰말리입니다. 백합 작품(GL 작품)을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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