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과 이슬라는 선원들과 함께 사람들이 피난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아래층을 맡은 단우와 시나몬에게 연락을 받고 황급히 이동했다. 결국 합류하여 좀비본을 각각 지급받고 시민들과 함께 순조롭게 위로 향했다. 거의 꼭대기에 도달할 때쯤 수영장 시설이 있는 11층에서 이슬라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우연히 비상계단 쪽에서 아이의 그림자를 봤기 때문이다. 자신 외에는...
12월 24일 새벽 시간, 회사의 신제품 발표회 겸 연말 파티라는 큰 행사가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크루즈에서 개최되었다.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기념적인 날에 누구나 낭만적이고 화려한 시간을 보낼 이 장소에서 좀비 사태는 벌어지고 말았다. 어찌어찌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최상층으로 대피했고 아직도 올라가지 못한 사람이 몇 명인가 다른 층에 남아 있었다. 그...
(스포일러 없음) 안녕하세요! 갑자기 휴재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요즘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지기도 했고 분량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정말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네요. 꾸준히 보시는 분들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성실히 올려야지가 목표였는데 이게 꽤 힘이 드네요.(성실하지 못한 사람이라 성실한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ㅠ) 곧 있으면 완결...
예전에 은하와 다원이 한가롭게 좀비 영화를 봤을 때 일이었다. 노트북을 사이에 두고 둘이서 한 이불을 덮어 불을 끄고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가 끝나고 다원은 은하에게 드는 생각을 말했다. “은하는 좀비 영화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그래? 정말 좋아하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고 흥미로워서 자주 보게 되나 봐.” “그렇구나- 어떤 부분이 그런데?” 다원...
은하와 다원이 살던 동네에 고등학생 두 명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한동안은 커다란 사건이 되었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몇 명인가 존재했지만, 은하와 다원을 오랫동안 애타게 찾아다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았고 사람들과 교류도 별로 없는 고아 출신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금방 사라졌다. 언젠가...
원래 다원은 여기서 죽을 예정이 전혀 없었다. 그랬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은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다원을 언젠가는 자신을 위해 희생해줄 존재로 만들어놓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었다. 은하는 많은 계획을 세워 지금까지 살아왔고 그 계획이 잘 되든 잘 안 되든 개의치 않으려고 상당히 노력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크게 실...
다원은 언제나 이용 가치가 있었다. 나만을 바라보고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착한 사람’이니까. 그래서 아직은 내 생존을 위해 희생시킬 생각은 없었다. 희생시킬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이용하려고— 은하는 생각했다. 추운 겨울에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면 언젠가는 얼어 죽지 않을까. 어차피 월세 낼 돈도 없고 전기...
한 제약회사의 사장 부부는 범죄를 저지르고 아동학대 한 혐의로 10년 동안 감옥에 수감되었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치고 적은 형량이라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지금까지 사회에 일으킨 이로운 영향도 있었고 높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뒷배가 그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1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그들은 세상 밖으로 나왔으나 놀랍게도 일주일 후, 그 부부의 사망...
은하는 커가면서 책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것도 즐기게 되었다. 그 외에도 만화나 드라마, 단편집 등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어서 취향이라고 할 건 딱히 없었다. 수많은 작품은 각각 개성이 있고 다양한 인간상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중에서 사랑을 다룬 이야기는 은하에게 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거의 모든 작품에는 인간들 간의 애정이 담겨 있었...
은하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독서였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틈만 나면 아빠의 책장으로 몰래 가서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이라는 건 읽으면 다양한 삶의 경험을 체험하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 책은 은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부모님은 제약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었다. 원래는 작은 규모의 화장품 회사였다고 한...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에 인하는 다원에게 이렇게 말하려고 했다. “왜냐하면 나 그 사람과 굉장히 닮았거든. 나의 어머니와. 어머니는 긴 머리를 하고 계셨어.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나는 거울 속에 긴 머리를 한 나 자신을 잘 볼 수가 없었어. 어머니가 떠오르고 마니까. 그게 머리를 자르게 된 계기야. 부모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는데도 이상하지? 나는...
개방된 형태의 레스토랑에서 좀비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방심하고 있던 인하 바로 앞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위기일발인 상황이었다. 다원은 순발력 있게 인하를 뒤에서 끌어주었다. 뒤이어서 윌리엄도 들고 있던 쇠 지렛대를 휘둘렀다. 좀비를 야구공 때리듯이 멀리 날려 보냈지만, 손이 미끄러워져서 무기도 함께 날아갔다. 쇠 지렛대가 바닥에 떨어진 소리는 강렬하게 울렸고...
곰말리입니다. 백합 작품(GL 작품)을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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